{책} 프랑스적인 삶

프랑스적인 삶

원제 Une vie Francaise (2004)
장폴 뒤부아 (지은이), 함유선 (옮긴이) | 밝은세상



프랑스로 여행 떠나기 전에 '프랑스적인 삶'이란 소설을 읽고 떠났다. 오늘 컴퓨터를 뒤지다 보니까 읽고 적어둔 것이 나왔다 (아래). 프랑스를 다녀와서는... 프랑스적인것이 뭘까 라고 계속 생각해보는데 여행을 통해 큰 문화충격으로 생각이 확장되긴 했어도 시야가 많이 바뀐것같지도 않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가서 보게 되니 책이란 안경을 끼고 이것저것 보게되고 본것에 대해 책을 읽은 느낌으로 평하게 되는것같다. 미리 아는것이 제한되어 있으니... 이 책은 읽을수록 재미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빨리 지나는것처럼 느끼는것과 비슷한 페이스로 읽으면서 뒷부분이 페이스가 점점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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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어린시절부터 노년기까지를 조망한 3대에 걸친 프랑스 근현대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래 읽어보고 싶은 책이기도 했지만, 곧 프랑스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더욱더 읽은 책이었는데...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1. 책소개를 보고 재미있어 보였기에 2. 프랑스에 대한 어떤 견해나 통찰을 얻으려고.


1.이야기는 두 가지 축: 계속 흘러가는 시간 - 책의 챕터 구성에서 보듯, 지속적으로 바뀌어가는 프랑스 대통령들의 이름과 변화하는 사회상황이 상징한다. 끝을 두고 흘러가는 시간 - 계속 흘러가는 시간처럼 영원할듯 하지만 책을 시작하면서 주인공이 늙고 혼자 사는 노인으로 잠깐 등장하여 이야기를 시작하며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처럼, 어린 시절에서부터 종말이 예견되는 비극성으로 시작하여 끝난다.

주인공이 기억하지 못하는 인생의 아주 첫 부분이나 (책속에서 마치 읽는 나처럼) 살아가고 있으므로 아직 닥치지 않은 인생의 끝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인생의 끄뜨머리들은 항상 남들은 기억하고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겠지? 우리의 첫부분과 끝부분은 어떻게 이어지고 매듭지어지는지, 우리 자신은 잘 모르며 우리 의지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흘러가버리는것이 태반일까?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주인공은 어떤 종류라도 믿음이 없다는 것. 현실적이지도 실용주의적이지도 않고 이상주의적도 아니다. 좌익이긴 하지만 뭔가 의지나 관철을 위한 행동을 취하는것은 하나도 없고, 간헐적 욕망을 위한 것 이외에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 부재하다. 묘사가 그렇다. 모든게 형식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것이 프랑스적이란 것일까?

2. 여기서 제너럴하지 않고 프랑스적인 부분이 무엇이라는걸까? 프랑스적이라는 것은, 단어로 요약할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책을 읽으며 받은 느낌은 굉장히 모양새에 관한 삶이라는 것. 우리나라의 체면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어떤 개인의 자존감은 자신이 형성하는 어떤 스타일의 구성체계로 완성되며, 이는 지성이나 교양과 많은 상관이 있고, 이를 미적인 방식으로 유지하여 유미적인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굉장히 프랑스인들에게 중요하게 보인다는 것이라는 것이, 읽고 나서 노력해서 쥐어짜낸 결론.

읽고 나니 마음에 시린 느낌이 계속되어, 머리는 뭔가 잊어버리고 열중할 재미있는것이 없을까 얍삽하게 살피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하고싶은 일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고싶은 마음, 읽고 나니 머리도 마음도 무겁고 피곤하다. 모든게 형식적이구나, 인생은 허물어져가는 것이구나, 알게되는것은 슬프구나, 사람과 사람 사이는 결국 이런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엉엉 울고싶은 마음도 살짝 든다.


엄마가, 저자가 부모가 자식에게 느끼는 감정을 정말 잘 묘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내가 아직 느낄수 없는 부분들을 작가를 통해 느낄수 있을것만 같았으며, 자식과 부모간의 관계가 짠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맺어진 남녀관계랑은 다른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oroni @ 07/03/15 01:55 | Permalink | →etc. - books | Trackbacks |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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