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것} 맨드라미



저번에 바쇼의 하이쿠 책을 샀는데 엄마가 보시고, 독도땜에 일본 넘 얄밉다면서 구박하셨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하이쿠가 있었는데,

맨드라미여
기러기 날아올 제
더욱 붉어라


해설은 이렇게 되어있다.
(맨드라미는 안래홍이라는 시적인 이름이 붙어 있는데 과연 문자 그대로 가을날 북녘에서 기러기가 날아올 무렵이 되니 더욱 붉어져서 마치 불타는 듯하구나. 안래홍이란 이름에 의지한 관념적인 구가 아니라 실제 눈앞에 타는 듯이 붉은 맨드라미를 보고 감동한 것이다.)

어쨋건 17자로 빨간색이라는 색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는게 인상깊다. 위에 사진이 있어서 심상이 망쳐지지만 그냥 시만 봤을때 버밀리온색에 갈색빛이 섞인 불타오르는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빨간색이 그려졌다. 사람마다 다 다른 빨강이 떠오르겠지? 붉은빛이지만 그로 인해 무수한 것들이 연관되는 한 단어나 설명으로 집히지 않는 빨강. 맨드라미라는 꽃도 참 특이하다. 영어로는 Cockscomb 이네, 닭벼슬이란 뜻. 오늘 처음 알게됬다.


pooroni @ 05/04/04 00:53 | Permalink | →note - reds | Trackbacks |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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