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300309




스케치북 다 썼다. 몰스킨 다시 샀다. 책을 한권 사려고 교보 갔는데 몰스킨을 사고 나니까 돈이 없어서 그냥 책을 안사고 나왔다. 학생의 삶은 구차하구나. 몰스킨이 비싸서 다른 대체할만한 것이 없을까 둘러봤지만 없었다... 사이즈, 종이 무게, 질감, 색상 등 몰스킨만한 것이 없다. 컴팩트하고 견고하고 뒤에 주머니도 달리고 고무밴드도 달려서 가지고 다니기 너무너무 편한것이 사용자를 너무너무 고려한 제품이다. 쓰다보면 내 분신이 되버린다. 스케치북용을 사지 않고 노트북용을 쓰기때문에 종이가 얇은데 이 두께와 질감의 종이에 펜이나 연필같은 드라이미듐이 내가 원하는만큼 잘 스미고 필기구가 적당히 미끄러진다. 시중 스케치북 종이는 너무 두껍거나 거칠고, 줄없는 노트들은 종이가 너무 두껍고 미끄럽다. 노트가 맘에 안들면 사용을 안하게 되고 안가지고 가게 되서 뭔가 남기거나 적고싶을때 기록을 하나도 못하게 되서 다 잃어버린다. 게으름과 부지런함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때 스케치북이 산처럼 쌓이면 좋겠다.

책 몇가지 보다 왔다.
1.이기적 유전자-약간 재미있을듯. 생각보단 재미없을듯.
2.본성과 양육-재미있다. 거의 살뻔했다. 이기적 유전자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람의 본성에 대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관한.
3.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속독. 돈주고 사기 아깝고 잡지 q&a랑 비슷. 읽으면서 몇몇 얼굴들이 스쳐가며 나쁜누구누구 나쁜 누구누구라고 목록이 나옴. 사람은 항상 바보짓을 하기때문에 이런걸 읽으며 마음을 다져먹을 필요는 있다.
4.즐거운 글쓰기 어쩌고-인간이 알아야할 모든 교양 어쩌고 시리즈로 나온것. 디자인도 시리즈에 맞추어 되있는데 붉은 표지다. 난 빨간색에 자석처럼 이끌리기 때문에 대강 읽어보았다. 글쓰기에 몰입, 창의적인 유도와 심리치료를 위한 방법론들. 내가 고양이가 왜 좋은지 이런 방법으로 써봐라 같은 문제가 대부분이어서 앞부분은 읽기가 지루. 글쓰기의 장점들도 말하지만 단점들도 말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글을 계속 쓰다가 너무 내면에 몰입하여 ego inflation 이 되거나 불안정상태를 겪는 현상. 글쓰기를 중단하고 일상에 몰입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는 충고.
5.골통에게도 토론 어쩌고-토론하는 방법에 대한 책인데 삶에 불가결한 토론 전반을 수사학적으로 풀어나간듯. 자세히 못읽음. 설렁설렁 읽히는 책은 아닌듯하고 제목과 다르게 의외로 끌리는 면이 있다.
6.절대적이고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고등학교때 한국에 돌아가면 이책을 사야지 라고 결심하고 까마득히 잊었다. 2004년판. 책안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정말 맘에 안든다. 사전이라기보다 작가노트? 마방진에 대한 항목이 있었는데 왜 어릴적엔 이런걸 알고있다가 나이가 들면 마방진이 뭔지 모르게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 듬. 사려했는데 몰스킨 사고나니까 너무 가난해져서 빠이빠이.

장미의 이름에서, 잘못 기억하는걸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건 남의 꿈을 읽는 것이라는 맥락의 구절이 있었다. 도서관을 꿈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곳이라 생각하니 근사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다 모은다면 멋진 큰 구름같이 될 것이다. 붉은 돼지에서 격추당한 비행기들이 하늘로 하나하나 승천해서 은하수 구름이 되는것처럼. 하지만 구름은 조금씩 뭉쳤다가도 비가되고 물이되고 하늘로 올라오고 한다. 모든건 흩어져있어서 작은 조각구름 하나를 만드는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오늘 스테프 핫도그도 먹었다. 치즈독을 먹었는데 겨자랑 섞인 치즈소스같은것에 핫도그가 들어있다. 치즈독보다 다른 독이 더 맛있을것 같다. 다음엔 다른것 먹어봐야지.

방금 메일 열어보니 연하장 왔는데 완전 이상하다. 속상해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아까 학교 컴퓨터에서 수정하면서 서체를 바꿨는데 모니터가 LCD라 그런지 윤명조 140이 그렇게 두꺼워보이지 않았는데 ... 속상 속상


pooroni @ 04/12/30 03:48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3) Comments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100

Comments
리차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는 꼭 보세요 필수 교양서라고 보면 맞을지도...
이해하고 나면 사회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하나 더 생길겁니다
그리고 저번에 얘기한 토마스 핀천의 49호 품목의 경매같은 책들은 요즘은 구하기 어려운가 봅니다

스테프핫도그 결국 드셨군요 저는 아직 못갔습니다 주말에 코엑스몰 갔다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놀라 그냥 나와 버렸네요..
zuncԲ 04/12/31 02:45 ۼ.

그렇군요 읽다 잘것같은 생각이 약간 들었는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핫도그 먹었는데요 저는 강남역에서 먹었답니다~ 6번출구랑 교보 사이에도 있더라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oroniԲ 05/01/01 03:53 ۼ.

앗! 교보 옆이라면 집앞이군요 그러고 보니 지나가다 본거 같기도 하네요 당장 낼 가봐야 겠군요

그리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zuncԲ 05/01/05 00:31 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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