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040205
선생님들, 과사조교, 센터직원조교 등등 해서 신년회식이 있었다.
이런일 저런일때문에 학교가 뒤숭숭하기도 한것같다.
선생님들을 볼 때, 어떻게 나이를 먹어가야할까 생각을 해본다.
소위 코드라는건 정말 있나보다. 어떤 사람이랑은 말 한마디만 던져도 엇나간다. 나는 웃길려고 한 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상대편이 진지하게 한 말에 나는 웃어버리고, 서로 말을 잘못 알아듣고, 이야기하다 지쳐버리는수도 있다.
옛날에, 우리나라가 덜 서구화되었을때, 나 어릴때,
서양사람들이 도시를 두고 열대의 섬이나 후진국에 가서 사는 이야기같은경우가 책에도 TV에도 신문에도 많았는데 볼때마다 의아했다. 요르단에 살때도 요르단에 사는 영국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왜 이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사는걸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지금은 왜 그런지 이해가 가기도 하고, 나도 다른나라에 가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부쩍부쩍 든다. TV의 요란한 핸드폰광고같은것 지겹다. 핸드폰때문에 반가운 통화가 는다기보다는 일 빨리하라는 독촉같은게 훨씬 시도때도 없어진다. PDA도 사용하느라 시간만 더 허비되어서 처박아두었다. 발명도, 디자인이라는것도 다 짜증난다. 빨리 구정됬으면 좋겠다. 논문땜에 자꾸 마음이 괴로와. 사실 짜증나는건 핸드폰이 아니다.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선, 사람들의 패턴을 관찰하다보면 그 뻔함이 기분을 나쁘게하고, 자고싶은데 잘수없고 내일은 선생님한테 혼날것같아 두근두근한다. 사람은 걱정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기때문에 어리석다. 걱정하는것도 문제, 마음이 너무 태평스러운것도 문제.
동생한테 몇년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카메라루치다를 빌려달라고 했다. 빌리려는 사람이 많았던건지, 2년도 더 되었는데 예약해놓은게 이제야 차례가되서 동생이 집에 가져왔다. 동생은 몇 주 있으면 졸업하는데 이제와서 차례가 되다니 놀랍다. 이 책을 좋아한다. 추억이 많은 책이기도 하고 책의 도입부가 마음에 든다.
<아주 오래 전 어느날, 나는 우연히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인 제롬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1852년에 찍은 것이다. 그때 나는 그 이후에도 결코 감소되지 않는 놀라움과 함께, '나는 지금 황제를 직접 보았던 두 눈을 보고 있다'고 중얼거렸다. 때때로 나는 이 놀라움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그것에 공감하거나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삶이란 이처럼 작은 고독의 상처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 자신도 그것을 잊어버렸다.>
영화의 한 씬, 영화의 전체, 한 사람의 하루, 한 사람의 일생이 되는 한 문단. 모든 상황에 대입시킬수가 있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수식같은 문단. 오늘 한 선생님이, 나도 젊었을땐 감성적이었다고 하셨는데 상상이 안갔다. 그것과 같은 문단.
pooroni @ 05/02/04 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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