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170158
오늘 지하철에서 계속 하이브리드 세상읽기를 읽었는데, 지금 읽기가 딱 좋다. 어쩔때 '잘만났다'라고 느끼는 책들이 있는데 내 현재 심리상태와 상황에 비추어볼때 그걸 대변해주거나 상황에 영향을 주거나 하는 만남이 절실하게 고마운 책들이다. 나중에 다른 상활일땐 아무 느낌을 주지 않을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여기서' 의미가 있는 전환점이 될수도 있는 한 계기. 내용도. 하지만 책속의 'mode'가 나를 내가 있어야 할 다른 모드로 옮겨주었다.
수첩에 보니 아침에
'제일 좋아하는 화가중의 하나는 폴 클레입니다'
라고 써놨다. 까먹고 있었는데... 내가 저 말을 적어놓은 이유는 대학교 1학년때 클레의 화집을 보며, 그림을 보고 설명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었다. 그때의 경험엔 내가 믿음이 있다면 내가 믿는 유일한 것, 내가 지향하는것, 삶에서 원하는것,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울컥한 감정이 응축되있었다. '왜' 인지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아침에 이 책을 읽다가 어떤 trigger가 발동해서 그 때가 되살아났는데 이성적인 논리라기보다는 어떤 특별한 감각이다. 오늘 다시 그걸 떠올리면서 그 감각을 계속 떠올릴수만 있다면 난 방황할필요도 갈등할 필요도 하등 없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윽고 우중충한 오늘 하루와 음사한 내일의 예측에 풀죽은 나는, 마들렌의 한 조각이 부드럽게 되어 가고 있는 차를 한 숟가락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이런 생각을 하며 책주인공이 된것같은 착각에 빠지면 나는 영원히 책안에서 텍스트로 복제되고 전해지면서 죽지않을것 같다 그래서 학교도 서울도 방도 강남역도 사실 다 콩브레에 위치해있어서 난 콩브레에 산다)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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