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170103



종강은 다 했지만 과제는 남았다. 내일까지 포스터를 끝내서 인쇄해야하고 10페이지짜리 페이퍼랑 4블라블라 할 것은 정말 많은데 난 잠이 많아서 일이 점점 밀린다. 점점 밀리고 밀리다가 데드라인이라는 침에 닿게되면 뻥 터져버리는 일들도 있지. 빨리빨리 바람을 빼서 치워줘야 한다구! 사실 딴 사람들에 비하면 너무 할일이 적은 건지도 모른다. 근데 일이란 매에 쫒기는 참새같은 기분으로 매일을 지내기엔 매일은 너무 금방금방 없어져버려.

이럴때일수록 현실도피적인 생각을 마구 하게 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여행가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고 서늘한 곳에서 빨간 사과를 먹으며 전공과 관계없는 재미있는 책들을 재미나게 읽으며 하루를 보내는 생각. 마당을 가꾸고 낚시를 한가롭게 한다거나 친구들이랑 차를 타고 멀리멀리 가서 바베큐를 하고 바나나와 치즈를 구워먹으며 옥수수 익는 냄새를 맡는다던지.. 그런거.

작업실이 있었으면 좋겠어. 큰 작업을 할 수 있고 기름이 튀고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곳. 몸의 근육과 감각과 멀어지게 하는 컴퓨터란 매개체가 사람의 뇌를 무감각하고 안이하게 만들고 있는것 같아. 사고/반응-손-컴퓨터/반응 이란 과정으로 '살'의 감각기능이 약화되는것 같아. 컴퓨터랑 사람 간의 관계에서 제외되는 그 요소가 사람이나 instances를 독특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어주는 우연의 요소가 개입하는 곳이라 생각돼. 그런데 몸은 있는듯 없는듯, 손목만 까딱까딱 움직이며 carpal tunnel syndrom 같은것에나 걸리기 십상인 이런 자세로는 말야, 컴퓨터가 나의 확장이 아니고 반대로 내가 확장된 기계인것만 같단 말이지. 기계에 의존하다 감각을 잃어버리고 망각으로 접어들게되는 뻔한 매트릭스 결론이냐. 하지만 왜 졸려죽겠는데 이동하면서도 휴대폰으로 TV를 봐야하고 게임을 해야하고 PDA로 책을 읽어야 하고 밥먹다가도 전화를 받아야 해? 아무것도 안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기계도 비싼 커피도 요가나 아로마같은거 안하고도 아무것도 필요없이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즐겁게 시간을 보낼수 있다구. 기계들 땜에 일만 많이 생겨. 기계가 도와주는데, 왜 기계처럼 효율적이지 못하냐고 사람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한단 말이야.

마우스는 자는 시간 빼고 매일 쓰다듬어 주면서 방에 있는 그 밖의 물건들은 만지지 않아 먼지가 쌓여간다.

일러스트레이터는 버벅댄다. 사용자와 닮아가는 인공지능으로 진화했냐?

며칠 잠을 잘 못잘 생각을 하니 두려운 마음이 퍼뜩 든다. 왜 나는 잠에 지배당하는 걸까.


pooroni @ 05/06/17 01:03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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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249

Comments
공감합니다. 밥먹다가도 전화를 받아야 한다뇨...!!
전 밥먹을 때 전화 오는게 제일 싫어요. ㅠ_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걸 보여주세요~
화이팅 ^^
은영Բ 05/06/19 03:29 ۼ.

음..뒷부분 공감합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다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요즘 너무 많이 그러다보니 뭔가를 하고싶어지네요.^^
힘내세요.
mdmoleԲ 05/06/19 22:02 ۼ.

은영// ㅎㅎ 전 잠잘때 전화오는것도 싫어요. 근데 핸드폰으로 게임하거나 스캐너로 스캔하거나 전깃불이나 오븐같은건 맘에 들어요. 사실 컴퓨터도 아주 좋아하는데 ㅠㅠ 화이팅^^
mdmole// 고맙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있으면 좋긴 한데 마음이 막 두려워지는것 같아요, 아자!!!
pooroniԲ 05/06/20 10:30 ۼ.

My life's been generally bland today. Nothing seems worth bothering with. I haven't gotten anything done for a while.
discount celebrexԲ 07/04/10 10:52 ۼ.

I haven't gotten anything done lately. Oh well. Nothing exciting happening. Eh. Today was a complete loss. I've just been sitting around not getting anything done, but so it goes.
soma yoga studioԲ 07/04/14 19:00 ۼ.

Today was a loss. I can't be bothered with anything. I don't care. I haven't been up to anything these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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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much on my mind. More or less nothing seems important. Today was a complete loss. I've just been letting everything pass me by these days, but that's how it is.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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