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생신이 크리스마스라서 선생님 생신기념겸 등등 워커힐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에 애들을 가르치는 날이라서 최고속도로 부랴부랴 갔지만 또 늦고말았다. 하지만 광진구엔 갈때마다 기분이 좋다. 초등학교랑 중학교를 다 광진구에서 다녀서 광진구에 가면 오랫만에 비행기타고 한국에 착륙할때 구름사이로 공항과 한국 차들이 막 내려다보이는 막 그런 느낌이다. 평소에 갈일이 거의 없어서 더 그런가?
오늘 아이들 수업에선 바로크 미술에 대해 가르치는 날이었다. 무대공포증으로 첨엔 아이들 앞에서 벌벌 떨었는데 학교에서 발표도 많이 해보고 가르치는것도 익숙해져서 그런지 오늘은 막 처음으로 도취되서 설명했다. 이야기하다보니 바로크시대 미술이 세상에서 최고로 중요하고 가장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고조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들이 열심히 안들어서 막 소리를 빽빽 질러야했다.사실 나도 바로크에 대해 잘 몰라서 벼락치기로 공부해갔으면서 바로크 전문가처럼 굴었다. 수업이 끝나고 지하철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애들이 바로크미술을 재미있어 할 리가 없는것이다, 나같아도 바로크 미술 강의같은걸 들었다면 졸았을것이다. 그래서 애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애들은 슬라이드를 넘겨서 새로운 그림이 나타날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누드화가 나오면 눈을 가리기도 하였다.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전체를 보고 세부요소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숨은그림 찾는것처럼 먼저 세부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나면 그제서야 전체의 그림에 의의를 두는것같다. 새로운 그림마다 '저남자좀봐' '뱀이다' 라며 좋아한다. 그래서 수업 자료에 만화같은 재미있는 요소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그림이 글보다 직관적이고 기억에 남는다는것 뿐 아니라 아이들은 세부적이고 특징적인 것을 발견하여 전체의 인상을 받는다는것 같다. 어른이 학습만화를 보면서 덜 재미있어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여튼 다음엔 아이들 입장에서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저녁을 먹고 사람들이 간 후 워커힐 아이스링크 작업을 도와준 홍석이에게 스케이트장을 보여주려고 내가 알던 수영장 지하통로로 내려갔다. 그런데 가보니 문이 다 잠겨있어서 빠른 길을 찾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한참 헤메다 이상한 길로 들어섰는데 반 헬싱에 나올 악마의 성 계단같았다. 그러다 문 하나를 발견해 도로로 겨우 나왔는데 광선검같은걸 든 경호원이 길을 막고 있었다. 우리가 열면 안되는 문을 열어서 호텔 비상벨을 울려서 다들 누구인지 수색중이라고 했다.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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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크리스마스 잘 보네시구요.
좋은 연말. 한해 마무리 잘하시구요.
전시로 인하여 좋은 인연 만들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전 요즘 토플때문에..... 울상입니다.
기초가 너무 부족한 놈이라
선생님이 뭔소리 하시는건지 도통.....
학원 강의실에 앉아만 있다가
그냥 한달이 가벼렸네요. ㅠ.ㅠ;;;;;
저 영어 성적 나오거든 한번 뵙죠.
푸로니씨가 도움도 주셨으니 화이팅 하께요.
아마 3월은 되야 할듯 하지만요. ㅠ.ㅠ;;;
아자~ 아자~~
심.비.숲Բ 05/12/23 23:25 ۼ.
저두요~ ㅎㅎ
전시두 전시였지만 여러분들 만난게 더 좋았어요.
화이팅!!! 조금만 지나면 확 늘으실꺼에요. 목적이 있으시니까 그냥 하는것보다 훨씬 빨리 늘겠죠??? 그나저나 준비하시느라 너무너무 바쁘시겠다. 잘 하실꺼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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