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10124



악몽을 잘 안꾼다. 꾸고 잊어버리는지도 모르지만, 이 꿈엔 오랫만에 약간 무서운 요소가 있었다. 며칠이 되었는데 꿈이 부분적으로 선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생생한건 밝기, 색깔, 형태, 명암, 색의 온도 같은 것 뿐이다. 하지만 그 조합이 함께 모여 어떤 감정으로 합쳐졌다. 생각해보면 꿈에 등장인물들이 몇 있었지만 서로 말 한마디를 하지 않은것같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은것만 같다. 꿈엔 스토리의 전개도 없었고 연속슬라이드쇼처럼 주제, 색깔, 빛, 소재 들이 나타났고 나는 그 사이를 누볐던것만같다. 나중에 꿈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기억남는것들만 고르고 기억에 남지 않은것들은 빠지면서 인위적인 스토리가 생겼다. 이야기란건 목적성을 띈 요소들이 결말을 향해 치닫는 것인데, 꿈이건 일상이건 나열의나열의나열이 반복되기가 마련인데 재조합을 하면 항상 이야기가 되고 만다. 그 날은 아파서 열이 많이 나고 누워있으면서 잔잠을 자며 꿈을 연속적으로 꾸었다.

그 중에서, 그 꿈에선 나와 옛날 친구 몇 명이 인천에 갔다. 인천에 가서 어떤 새로 지은 아파트를 구경하게 되었다. 굉장히 넓고 최신식인 아파트라고 했는데 집 안 구조는 한국 아파트라기보다는 햇볓이 잘 드는 뉴욕의 로프트같았다. 그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다가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와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웰빙이 컨셉인 점이라고 했다. 집을 구경시켜주던 아저씨는 (아저씨의 얼굴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 있었다) 통유리로 된 거실 창문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창문을 내려다보니, 작은 운하같은것을 파서 바다를 아파트 단지 안으로 끌어왔다고 했는데, 인공적인 형태가 아니라 굉장히 좁고 울퉁불퉁한 현무암같은 돌로 이루어진 자연적으로 생긴 좁은 수로같은것이 아파트 단지안으로만 들어오는게 아니라, 내가 서있는 아파트 아래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아파트가 높았는데도 생생히 보이는게, 물이 아주 깊고 시퍼랬다. 바위들엔 이끼같은게 잔뜩 껴서 검디 검었고, 기분좋고 평화로운 물이 아니라 위협적이고 파도가 세게 내리치는 암초같은 느낌의, 빠지면 죽을것같은 곳이었다.

아파트는 입주를 하지 않아서 임시로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전시중인 작품들은 나와 함께 간 친구들의 작품이었는데 한 명은 독일에서 왔고 한명은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전시 주제는 베를린 장벽과 관련된것 같았다. 큰 아파트라서 전시도 컸고, 베를린 작가가 사라졌는데, 세 개 있던 욕실 하나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가 나온 후 나도 들어가 샤워를 했다. 겨울이었는데 실내는 인공온실같아서 갑자기 여름이었다. 그래서 모두 너무 더웠다. 욕실 세 개를 돌며 어떤 비누냄새가 가장 좋은지 먼저 살폈다. 옷을 벗으며 꿈을 깼다.

바다가 정말 무서웠다.


pooroni @ 06/01/21 01:24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8) Comments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385

Comments
뉴욕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건가요? Coney island에서 바라본 물빛이 그랬는데... Beach 47th st쪽에서도 KCC쪽에서도 같은 느낌이였죠. ^^; 그나저나 보면서도 몰랐는데 스킨이 롤지와 마스킹테잎이였군요.
eironԲ 06/01/22 13:33 ۼ.

네 마스킹테이프랑 긴 포스트잇같은거에요. 문구류를 좋아해서 ^^ 뉴욕에선 일년정도 살았어요. 저두 eiron님 글 보고 생각해보니까 어디선가 본 바다 색 같아요. 왠지 킹콩을 봐서 그런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ㅎㅎㅎㅎ 검푸른 색깔이었는데도 환히 비쳐보여서 현미경을 통해 보는것 같기도 하고 이상한 생물들이 더글더글 자랄것같은 생각이 드는 물이었어요. 코니아일랜드는 핫도그 생각밖에 ㅠㅠ 더 잘 보고 많이 느꼈으면 좋았으련만 남는 기억은 먹을것이 대부분이네요.
pooroniԲ 06/01/24 07:00 ۼ.

I just don't have much to say lately. Whatever. Nothing seems important. I guess it doesn't bother me. I feel like a void.
Բ 07/02/26 20:06 ۼ.

I've just been letting everything happen without me these days. I can't be bothered with anything these days, but maybe tomorrow. Not that it matters. I haven't been up to anything today, but oh well.
cheap tramadolԲ 07/04/08 20:36 ۼ.

I can't be bothered with anything. My mind is like a void. Pfft. Shrug. Whatever.
find buy vicodin online guaranteed at ebayԲ 07/04/26 16:03 ۼ.

I haven't gotten anything done these days. Shrug. Today was a loss. It's not important. More or less nothing notable happening , but whatever. Not much on my mind today, but such is life.
discount cozaarԲ 07/05/02 23:13 ۼ.

I haven't been up to much lately. Oh well. My mind is like an empty room.
order allegra onlineԲ 07/05/04 14:51 ۼ.


You guys do a wonderful job! Keep up the good work!!!e
interactions norvasc lipitor melatoninԲ 07/05/09 10:50 ۼ.

̸ ::          йȣ ::  
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