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50254



밤을 계속 샛더니 며칠 아프기도 하고. 종강하면서부터 여러가지 데드라인같은 것들이 줄줄이 이어졌는데 무슨일들이었는지 이제 생각도 잘 안난다. 하여튼 계속 바빳던것.

노트북이 고장났다. 점점 이상하게 굴더니 이제 아예 부팅이 안되서 수리를 맡기러 갔다. 메인보드를 갈아야하면 80만원이나 한다는 말을 듣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노트북 신모델들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침을 흘리다 매장을 나섰다. 나의 유일무이한 파트너, 나의 세번째 손과 같았던 노트북을 받아든 직원분은 곧장 노트북을 분해하는데, 빠르고 거침없이 내 앞에서 배를 가르는 수의사같았고, 내장을 드러낸 내 노트북은 동물병원의 애완견같아 두고오기가 좀 슬펐다. you my best friend 포도씨...

매장을 나서서 천안으로 갔다. 가끔씩 수도권만 벗어나도 기분이 색다르다. 아라리오에서 강형구 전시를 보았다. 몇 년전에 강형구씨 전시를 보았는데, 한국적 소재로 척클로스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만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 본 그림들은 느낌이 새끈하고 팝적이기도 하고 세련된 느낌이 났다. 사실 그런 변화가 빨리빨리 변해버리는 우리사는곳 같아서 흥미롭기도하고 살짝 무섭기도 했는데, 인상깊은 전시였다. 자화상같은 사진적인 느낌의 그림들보다 고호를 주제로 한 연작들이 제일 와닿았는데, 사진이 없는 고호의 얼굴들이 하이퍼리얼하면서도 만화적인 느낌이 충돌하면서 강렬했다. 나머지 그림들에 흩어져서 통합되지 않았던 묘사적인 테크닉들이 한꺼번에 상상의 얼굴에 한데 뭉쳐져서 펀치로 날아왔다. 오랫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이미지들일것 같다. 디자인하는 분이랑 함께 다녀와서, 전시를 보고나서 디자인맥락에서 이러쿵저러쿵 전시에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결론은 아~ 그림을 그리든 먼가 막 만들고싶다!


pooroni @ 07/07/05 03:27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6) Comments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562

Comments
아라리오 씨킴의 전시를 본게 마지막이었는데
일단 가려고 생각하면 머리 아파지고,
하지만 씨킴 또한 퍽 치열했고, 귀여웠었어
전에 우리 허탕쳤던 로댕의 풍선들은 보도자료로 실컷 보았다
하하
mjԲ 07/07/13 02:12 ۼ.

씨킴 전시는 언제한거랴~ 아... 천안까지 가까운듯 멀더라, 전시보구 밥먹구 하니까 하루가 다가드라. 언니 그날 너무 미안, 아쉽다.... 사진들은 멋있었어? 난 감기가 갑자기 걸려서 골골대고있어. 언닌 어때?
pooroniԲ 07/07/19 18:28 ۼ.

푸로니님^^ 잘지내요? 요즘 뭐하나 궁금하네요.
이번에 28일까지 갤러리 팩토리에서 성재혁 발렌시아전이
열린답니다. 교수님과 저와 제 친구가 작업한 포스터도 있으니
함 놀러오세요.^^
(전 지방에 아버지 일도와줘야 되서 전시장에는 있지 못할 것 같아요.
그리옹Բ 07/07/21 00:01 ۼ.

나두 구룡씨 궁금!! 지금 서울에 없어요? 좋은 뉴스 전해줘서 고마워요, 꼭 가서 볼께요, 보구싶네, 구룡씨두 보구싶구^^ 즐겁게 방학 보내요!
pooroniԲ 07/07/23 10:01 ۼ.

오 강형구 전시 찾아봤어요. 모니터로나마 봤지만 강렬하네요. 호오-
노트북 이젠 무사히 돌아왔겠네요. ^^
semgratinԲ 07/07/23 20:16 ۼ.

ㅎㅎ 네, 몇몇 그림은 많이 강했하드라구요. 노트북 다행히 무사귀환, 소니AS가 생각보다 훨씬 친절했어요. 감사합니다 ^^ 여름 잘 보내시구 계시죠????
pooroniԲ 07/07/24 09:55 ۼ.

̸ ::          йȣ ::  
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