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090045



어제 밤을 샛더니 오늘이 힘들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내리 수업, 계속 피티, 그리고 저녁 열시까지 선생님과 프로젝트... 선생님이 '넌 왜 그렇게 집중을 못해, 너 그러면 작품 못한다' 라고 혼났다. 아이디어 스케치하는데 너무 졸립고 선생님이 자꾸 내가 영원히 졸업 못할것처럼 엄포를 놓으셔서 기분은 따운되고해서 너무너무 하기가 싫은것이었다. 내가 애기도 아니고 왜이럴까. 요즘 잠을 계속 못자니까 집중도가 떨어지는걸 수면부족 탓을 한다. 하지만 집중해서 디자인 스케치를 하는것이 참 힘들다. 성격상의 문제일까.

보편적으로 디자인은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표현 해결책을 모색하고 회화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나 자신을 뛰어넘는 비합리적인 표현방법을 강구한다.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서구식 교육을 받았다면 더하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회화는 항상 남과 달라져야하고 뭔가 다른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의 나날이다. 학자가 자신의 전문 연구분야가 있는 것처럼 화가도 자신이 흥미로와하는 주제가 있다. 그 주제는 화가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고 주제 주위를 행성처럼 맴돌며 평생 거기서 더 새로운것, 더 초월적인것을 내면에서 이끌어내어 타인이 함께 체험할수 있도록 하는것이 화가의 평생의 업이다. 한가지 연구결과로 평생 욹어먹는 학자는 게으른 학자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슷한것만 재생산해내는 화가는 나태한 화가이다. 김모작가같은 화가는 주제는 뛰어나지만 맨날 똑같은 그림만 재생산해내는 것이 제품생산하는 어셈블리 라인같다. 그래서 누구던지 그의 그림을 보면 '아! 김XX의 그림!' 이라 알아챈다. 아이덴티티 구축 사례로는 일관성의 법칙을 잘 지킨 아주 좋은 예라 할수 있다. 하지만 일관성을 지녔지만 항상 색다른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리히터같은 사람은 작가로 또 사람으로 본받고 싶다.

회화와 디자인 프로세스는 상반된다. 아웃사이더옛을땐 그 간극이 참 좁아보였고 그 간극 좁히기가 쉬워보였다. 그 사이가 안에 들어와보니 참 크디크다. 하지만 내가 안에 있기 때문에 더 커보이는지도 모른다.

오늘 학교에서 중학교 동창 2명을 오랫만에 만났는데, 물론 별로 친한 사이는 서로 아니었지만, 내가 생각한것보다 다들 시큰둥했다. 나는 되게 반가왔는데...


pooroni @ 04/12/09 01:13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2) Comments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71

Comments
김모 작가 까지 들었는데 왜 저는 수많은 물방울들이 떠오를까요?
제가 생각하는 김모 작가님과 그 김모 작가 님은 다른 분이겠죠?
zuncԲ 04/12/10 03:00 ۼ.

어머 맞아요!;;; ;;
pooroniԲ 04/12/11 22:31 ۼ.

̸ ::          й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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