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70751





universal messbrille.
올 겨울에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최근에 또 다시보았다.
극장에서 다시 봤으면 좋았을텐데.
인간조건의 희비극이 너무 낭만적으로 표현되서 슬프면서도
보고나서 기분이 좋고, 현실로 돌아왔을때 현실의 경험과 느낌들을
극대화해주어서 자꾸만 보고싶은 영화다.
영상이 그림을 읽듯 재미있고, 이번에 다시 보니 소리 편집이 너무 좋았다. 대사들이 파도처럼 밀려서 인물이 사라진 후에 들려온다.
게리 올드만이 안경을 새로 맞추러 갔던 장면과 수영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게리 올드만 연기만 보였는데, 몇번씩 보면서 각 인물들의 모티브를 생각하게되니 모든 등장인물들이 연기가 좋다. 처음엔 콜린 퍼스 연기가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번에 보니 떠다니는 먼지같은 가볍고 아름다운 인물 표현이 좋았다.

게리 올드만이 피터 길렘과 술을 마시면서 칼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너무 신기했다. 그 짧은 장면에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이야기와 개념을 담았을까, 그리고 그것들은 그 대사에는 담겨있지 않고 게리 올드만의 반쯤 벌어진 입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있었다.

게리 올드만의 수영하는 모습들과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는 모습, 반쯤 벌린 입이 나온 장면들은 내가 영화에서 본 손꼽히는 마음에 쏙 박히는 장면들이라 생각한다.

영화속에 들어갔다 나오는것 자체가 너무 신기한 나머지, 몇개의 영화에 관한 작업을 계속 하고싶은데 아직 뭘 만들고 싶은것인지, 언제 시작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우선은 글->사물들->세계구축////연출,연기 등등///-> 빛->공간->관객
까지가 너무 이상스럽고 집단적이고 구체적인 꿈과 같다. 꿈인가, 생시인가? 어떤 면에선, 영화를 다 보고나서, 저것이 실제가 아니고, 연기한 인물들은 실제가 아니라는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pooroni @ 12/04/17 07:52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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