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90135




방엔 날파리 하나의 흔적도 없는데
매일 일어나면 다리에 뭔가 물린 자국이 점점 늘어난다.

홍콩에 온지 22일이나 되었다.

22일째. 나는, 아직 왜 이 사람들이 음식에 고기를 그렇게 많이 넣는지, 많은 음식이 질척거리는 질감을 가졌는지, 왜 야채를 그렇게 써는지, 이상하다. 익숙하지 않은 눈높이, 차가 다가오는 방향, 이상한 여러가지 냄새, 벌레가 많이 무는 곳, 비가 오는 타이밍, 건물 에어콘에서 떨어지는 큰 물방울, 놀래키는 외형의 식물들과 갑자기 나타나는 나비들, 너무 유유자적한 고양이들, 기분을 가늠키 어려운 말투의 홍콩 상점 사람들, 무슨 맛인지 짐작이 어려운 음식들, 안과 밖의 극단적인 온도차, 대범한 스케일과 어딘지 거칠고 혼란스러운 구조들, 어느 문화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사고방식... 처음엔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것 같았는데 날짜가 지날수록 토끼굴에 빠진것같다.

어제밤에 몰아서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를 오랫만에 다시 봤다.
알고보니 왕가위는 지금 묵고있는 홍콩폴리테크닉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해서 예전의 홍콩과 이 학교와 이근처에서 보냈을 학창시절의 왕가위를 상상해보았다. 홍콩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꿈을 꾸며 살까? 항구 도시의 사람들이 항상 궁금하다.


pooroni @ 12/07/09 02:36 | Permalink | →note - daily | Trackbacks | (4) Comments

Ʈ ּ :
http://pooroni.com/zz/rserver.php?mode=tb&sl=851

Comments
홍콩에 대한 묘사를 끝장나게 잘하셨구만 ㅋㅋㅋ 홍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 사촌동생에게 물어보겠음 ㅋㅋㅋ 아, 글구 내 사촌동생 남자애들 2명 오늘 홍콩갔다 엄마 만나러 ^^;;;;;;;;
이승연Բ 12/07/18 02:06 ۼ.

아까 홍콩 도착했다고 카톡 왔더라고. 그래서 내가 엄마 만났냐. 울었냐, 물으니까
안 울었다고... 나 보고 울지 말래, 그만 울래 ㅠ.ㅠ ㅠ.ㅠ 짜식... 오히려 나를 달래주더라... ㅠ.ㅠ ㅠ.ㅠ 인생이 참...
이승연Բ 12/07/18 02:08 ۼ.

아 근데 자기, 저 베이지 슈즈 너무너무 이쁨!!! --> 이와중에 나 진짜 쌩뚱맞아 ㅎㅎ
이승연Բ 12/07/18 02:09 ۼ.

ㅋㅋ 언니~ 난 서울 도착했어, 거기 있을땐 서울이 생각이 안나더니 여기 오니까 벌써 홍콩이 가물가물하, 언니 보고파요!
pooroniԲ 12/07/31 17:12 ۼ.

̸ ::          й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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